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슴을 아리게 하는 노랫말을 갖고 있는데,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중학교 때도 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진짜 서른즈음이 되니 매일매일

이 노래 가사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여덜살에 학교에 입학해서 20년 가까이 학생 신분으로 살아오다보면, 배운다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하나의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그러한 배움에는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누락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배움의 목적이 나의 삶에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성과나 타인들의 인정 및 경쟁을 위해서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부정하고 도망쳤으며, 그러한 배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지금 나이가 되고 보니, 내가 진짜 알고 싶어했던 것들은 무었이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얻게된 자격증으로 든든한 월급과 나름 안정된 생활을 얻었지만, 그 속에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 는 의문감만이 생길 뿐이다.


언제까지고 나의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를 외면하고 살수는 없는 법이다.


지금 이 글은 나중에 흔들릴지도 모르는 나의 마음을 다잡는 사명선언문이 될 것이며,

내가 서른이 되는 2016년의 나는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내가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새롭게 거듭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암살 (2015)

Assassination 
8.5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39 분 | 2015-07-22
글쓴이 평점  


  꿀꿀한 날씨 속 와이프와 영화를 보러 갔다. 무려 어제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다.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호화 출연진 때문이기도 했지만, 먼저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소개해준 덕분이다. 

 덕분에 영화에 관련된 배경지식이라던가, 조승우의 역할로 나왔던 김원봉 선생과 의열단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어쨋든 영화는 실제 역사적 사실이었던 [데라우치 총독 암살사건]부타 시작한다.

물론 영화적 스토리 텔링을 위하여 주요 인물 및 많은 사건들이 상상력이 동원된 허구이지만,

이렇게 사실과 교묘하게 연결을 함으로서,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이었던 것처럼 생각되게 만든다.


(딴 이야기 이지만, 제대로된 역사적 교육을 받지 않고, 영화나 드라마로 역사를 접하게 된다면

그릇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인물들의 관계 및 케릭터를 흥미있고 실감나게 구현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감을 갖게 하였다. 그리고 백화점, 가족, 전차, 기차 등 1900년대 초반 배경도

잘 만들어 놓았다.


이정재의 돋보이는 여러 가지 분장과, 전지현의 액션과 로맨스, 그리고 하정우의 묵직한 액션 연기까지

주연배우들의 연기까지 뭐하나 흠잡을 데 없는 영화였다.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삶이라는 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내 의지에 따라 인생이 변화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안다.

 

마치 산 깊은 계속에서 시내처럼 흐를 때는 나의 의지로

방향을 바꾸기 수월해도, 넓은 강가로 나서면

이미 정해진 곳을 따라 흘러야 하듯,

그렇게 나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살아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이 있듯, 시기에 적절하게

행동을 하면, 억지로 끌려가지 않고도,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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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 계획하기

snow가 사는 모습/반성과 변화 2015. 5. 22. 00:12 posted by 스노우경

틀에 박힌듯한 일상 속에서 그날 그날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것에 위안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기를 어언 2년반, 내 삶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고 느껴진다. 나랑 비슷한 처지이지만, 나이가 10살이 많은 선배를 만났는데

그가 살아온 지난 10년을 짐작해 보니, 내가 앞으로 살아갈 10년에 대략적으로 머릿속에

상상이된다.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늘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새앙쥐마냥 쳇바퀴를 돌리며 살아가는

모습, 그것이 나의 미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바라던 미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피어오른다. 20대를 마무리하는 시점, 앞으로 내가 살아갈 삶의

모습을 구체화 시키고, 속도를 내야 할 때다.


그동안 살아가면서 내 삶이 멈추어 있다고 느꼈었던 때가 있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야자와 

0교시 수업에 지쳐가던 고등학교 때가 그랬고, 대학 적응에 실패하고 낮과밤이 뒤바뀐 채

패배자처럼 숨어서 살던 때가 그랬고, 한창 좋을 나이에 땡볕아래에서 전투복을 입고 삽집을

할때가 그랬다. 지금도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인생의 깨달음과 성장은 이렇게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던 시기에 이루어졌다. 지금까지의 2년 6개월이 나에게는 그런 셈이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공백보다도 길었다. 직장에서는 날마다 새롭고 배우는 것이 있었지만,

그것이 나라는 인간의 성장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퇴근후에는 새롭게 꾸리게 된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뒤로 미루어야 했다. 그리고 이제 어떤 것을 결단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아직도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새앙쥐레이스에 빠질 것을 알면서도

다른 것은 또 다시 미루고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지, 내 진짜 인생을 찾아 나서야 하는지 말이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것들이 제법 구체화되고 있는 중인데, 가장 우선적인 것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자유일 것이다. 남들이 부자라고 인정할 만큼의 자산을 형성하여, 실업이나 질병의

위협에서 안정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싶다.


하지만 또 고민 되는 것은 그렇게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고 나면 나의 이러한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해결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가령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다양한 사람들에게

교육을 해준다는 꿈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기 보다 지금 당장

교육 기부를 통해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교육기관의 설립이라는

꿈도 어쩌면 내가 진짜 원하는 이상이 아닐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난 돈이 필요한 것이가, 안정된 삶이 필요한 것인가, 사회에 기여하여 보람을 느끼는 것이

필요한 것인가.


모르겠다.

오늘 학교에서 업무를 할 때 인터넷 창을 10개를 켜놓고 있었다.

인터넷 야구기사, 중고차 시세, 포털 뉴스, 쇼핑 사이트 등등

이 모든 것을 켜놓고 업무를 하는데, 진행이 될리가 있나.

당연히 제대로 마무리도 안하고 퇴근을 했다.

 

지금은 5월 13일

새벽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이다.

시윤이가 10시 좀 넘어서 잠이 들어서, 나도 11시쯤 잠이 들었는데

뭔가 마음에 안드는지 힘차게 울면서 나와 와이프를 깨워버렸다.

잠이 깬김에 시계를 보니 11시 20분.

그 사이에 와이프와 시윤이는 벌써 다시 꿈나라로 들어갔다.

설핏 잠이 들었던 나는 완전히 깨버리고 말았다.

 

오늘 무언가 깨닫는게 있어, 그것을 생각하다 보니 더욱 생각이 또렷해진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나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일단 나의 꿈부터..

 꿈은 무척다양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는 나의 흥미나 재능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

특정 직업을 얻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이익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의 꿈과 희망직업이라는 용어를 혼동해서 사용했다.

즉, 뭐가 꿈이고 어떤 직업을 갖고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

 

우려곡절 끝에 대학을 다니게 되고 나의 학과가 정해지니,

자연스럽게 다른사람들의 욕망에 이끌려서 나도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더라.

그렇게 특수교사라는 꿈을 가졌다.

그렇다. 20대의 대부분을 보내며 얻은 결론은 아마도 내가 가진 꿈이라는 것이

나에게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꿈을 그대로 쫒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여차저차 운명의 그날은 다가왔고, 누군가는 승리자가, 누군자는 패배자가 되었다.

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지만, 가슴이 쓰리지는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나는 임용이 합격한 이후의 나의 삶은 매우 단조롭고도 예측가능한 무료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닐수도 있지만,

사용하는 용어에 따라서는 안정적이고도 확실한 미래가 펼쳐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지금도 내년도 2월 28일을 걱정하며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

2013년 3월 이후 두번의 재계약을 거쳤는데, 재계약을 하게 되는 일주일간의 기간은

매우 불안한 날들이 이어진다. '교장선생님이 나를 계속 써주실까? 이런 생각들'

다행히도 재계약이 되었고, 나의 거취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1년 뒤로 미루어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상태는 불완전한 완결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거쳐야되는 여러 단계가 있을텐데,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이를테면 대학교 다닐 때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것이 일종의 지나친 투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임용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의미한 일이라고 여겼다. 나의 계획속에서는 임용 합격 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임용공부는 현재진행이고, 나의 자격증

정보에 바리스타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관심이 생길 때 따놨어야 하나보다.

 

누군가의 글을 보니 20대를 살아가는 10년 동안에는는 자기가 진짜 하고싶은 일을 찾는데

써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30대부터 그것에 올인해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글을 보면 지금까지 내가 방황한 것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30대가 될 때까지 6개월 밖에 남았는데, 그동안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따른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너무 빠른 시기에 성취를 맞본 사람은 어느순간에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아동과 부대끼며 지내보지 못했던 사람이

뛰어난 머리로 임용에 한번에 합격하고 나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모든 시간이 나에게 소중한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의 앞길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목적지가 명확하다면 하늘의 별을 보고

방향을 찾아가듯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을 기점으로 합격 일기 쓰기와 합격 수기 분석을 다시 시작해야 겠다.

그리고 우리과 합격자 선후배들과 직접 만나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나의 수험 생활이 온전히 기록되어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성취하게 될 결과가 순전한 운이 아니라 철저한 노력의 산물이었음이

기록으로 남게 되기를 바란다.

 

(나를 위해 좀더 투자를 많이 하고, 더이상 미안해 하거나 매이지 않고,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속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지난번에 <월급전쟁>을 보고 경제나 금융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부자아빠..>를 다시 읽었는데, 과거에 읽었던 것보다 책이 잘 읽히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부자들의 생각법?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내가 제목만을 보고 기대하기에는 몇몇 부자들의 사례를 통해 부자들은 어떤식으로 살아가는지 이야기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은 행동경제학을 토대로 쓰여졌다. 처분효과, 손실 회피 심리, 밴드웨건 효과, 결정 이론, 베버-페히너의 법칙 등

 

그리고 여러가지 가상 상황을 통해 부자들이라면 (금융지식을 갖추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특히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손실 회피 심리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격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지는지 설명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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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부자모'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과거 사람들은 엄한 아버지를 바람직한 아버지를 이상적으로

생각했었나보다. 나의 기억속의 부모님은 '엄모자부'의 모습이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리하고

잔소리를 해나가는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내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지 않았다. 그대신

아빠미소를 짓고 바라봐주었다.


 그러나 내 삶과 가치관에 아버지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돌아보면, 크게 할말이 없다.

물론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아버지의 행동 그런것들이 지금의 내가 있는데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영향력에 비교하면 적을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아버지가 아프시고 나서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렇게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여태 몰랐던 아버지의 숨은 모습들도 알게되었다.



.

.

.


지금 시윤이가 울고 있다. 아토피때문에 간지러워서 울고, 수족구로 인한 두드러기가 더 아프게 하나보다.

우는 아이에게 엄마 품은 가장 편안한 장소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거대한 우주와 같다. 아이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아주는 사람은 엄마뿐이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아버지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위에서도 말했든 나는 아버지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기는 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내가 겪어보지 않았으니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시윤이에게 아버지로서, 아버지만의 기억을 남기고 싶은데, 어떤식으로

해나가야 할지 고민이 든다.


.

.

.


요즘들어 시윤이가 혹시 아버지가 없는 아이로 자라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상상을 한다. 지금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들, 인생이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일이고, 내 앞의 닥쳐올 일에 대해

나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런상황이 된다면 시윤이는 남겨진 몇 장의 사진이나 물건들로 나라는 사람을 

추측하려 할텐데, 그런것들이 한명의 입체적인 인간을 아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까 싶다.

그것이 아직 시윤이가 나의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함에도, 시윤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남겨두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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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snow가 사는 모습/오늘하루 돌아보기 2015. 4. 25. 23:31 posted by 스노우경

세상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20대초반, 나는 불평과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친구들과 밤 늦도록 어울리는 것을 즐겼다. 나쁜일을 한건 아니다. 그저 근처 게임방이나 노래방을 어슬렁 거리다가, 누군가 실연이라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함께 술집으로 가는게 전부였으니까.

그때마다 마지막은 늘 출출한 배를 부여잡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편의점의 불은 24시간 꺼질줄은 몰랐고, 새벽에는 어두워진 밤거리에 대비되어 유난히 밝게 느껴졌다. 그리고선 친구들과 줄지어 서서 새벽에 배달된 신선한 삼각김밥을 컵라면과 먹었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나름의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마음에는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 하는 생각들.



오늘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삼각김밥까지 사서 어두워진 거리를 걷는데, 스무살의 그런 고민이 되살아났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과연 이십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나는 이십대를 어떻게 보냈는가 하는

질문이다.


알수없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게 내 운명인지도 모르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그렇지 않다면 내 삶을 변화시킬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을지도 모르겠고,

 


프랑스 아이처럼

저자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출판사
북하이브 | 2013-03-20 출간
카테고리
가정/생활
책소개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지 마라! 육아후진국 미국의 엘리트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인생을 책으로 배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가지 전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삶을 살아가는 데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거나, 지금 내 삶에 고민이 생길 때 책을 펼쳐볼 것'

  실용서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내가 접하고 있는 일에 대한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앞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시윤이가 태어난 지 18개월이 되었는데, 그동안 내 삶은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다. 삶에 대한 책임감도

더 많아진 것 같고, 그 전에는 알지 못했던 기쁨들도 배우고, 나의 단점들도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시윤이는 몇개의 단어를 말하게 되었으며, 스스로 일어서서 걷을 수 있으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시윤이가 커가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부부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18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합리와 자유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나라인데, 수 많은 철학자가 활동했던 나라이며, 개인의

자유에 대해 좀더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이 된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미국인의 시선으로 중산층 삶을 살아가는 미국인이 육아를 하며 경험하는 어려움들을 이야기하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프랑스 엄마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여준다. 14개의 주제를 통해, 프랑스식 육아를 소개하되 단순히 사례 위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사고의 흐름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든 부모들이 갖고 있는 고민이다.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로  양가의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우리들만의 육아를 해가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기르면서 여러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리다보면 일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육아 철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갖고 있던 내게 어느정도 실마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형성할 수 있다는 미국식 혹은 강남 엄마식 육아는 부모를 더 지치게 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그보다는 아이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하나의 작은 인격체로서의 의무를 함께 요구하는 프랑스식 육아를 접목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읽을 책

<에밀>, <잠들면 천사>, <딥스>, <프랑스 육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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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전쟁

snow의 리뷰/꼬리를 무는 독서 감상문 2015. 3. 7. 22:50 posted by 스노우경

 


월급전쟁

저자
원재훈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12-09-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월급쟁이들만 모르는 대한민국 돈의 진실“월급이 입금되었습니다, ...
가격비교

 

 

어렴풋하게 기억하는 어린 시절, 아버지는 월급날이 되면 두툼한 월급봉투를 어머니께 내밀었다.

그러면 어머니는 그것을 각각 용도에 맞게 빼놓기도 했고, 모처럼 가족끼리 양념 치킨을 시켜 먹기도

했다. 나에게도 용돈이 얼만큼 떨어지기도 했었고.

 

조금 지나니 월급은 통장으로 바로 입금되고, 그대신 월급 내역서가 적힌 종이를 한장 가져오시기

시작했다.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월급부터 명세서까지 모든 것은 전산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나는 단지 월급날이 되었음을 깨닫고, 인터넷 뱅킹을 통해 통장의 잔액이 증가했음을 확인할 뿐이다.

그러기를 며칠이 지나면 내 월급을 기다리고 있던 여러 손님들이 줄지어 월급을 인출해간다.

때로는 더이상 통장에 인출해갈 돈이 없다며, 나에게 문자를 날리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속에 물가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으니, 월급쟁이가 부자가 될 길은 소원하기만 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회계사인 이 책의 저자는 넓은 시각과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여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고, 월급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물밑 사투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어도 무난하게 이해가 가능한 수준으로 내용이 전개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이 다 읽을 수 있었지만, 새롭게 알게된 내용도 많았던것 같다.

또한 이 책의 저자는 수 많은 가짜 전문가들 혹은 자기의 이익만을 챙기는 전문가들을 비판하는데,

저자의 결론 아닌 결론을 읽어보니 우리 어머니가 항상 하시던 말씀과 비슷하다는 것이 흥미롭다.

 

어머니의 말투를 빌리자면 이런 식이다.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사는데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지 말고, 절믈 때 한푼이라도

더 모아둘 궁리를 해라. 네가 지금 잠깐의 기분을 위해 돈을 소비해봐야, 나중에는 남는것이 없다.

또 주식이니 펀드니 이런것에 관심두지 말고, 꼬박꼬박 적금을 부어라.'

 

월급쟁이에게 금리나 국제정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대비하고 절약하는 습관이다.

 

다음에 읽을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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