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이십대

snow가 사는 모습/반성과 변화 2013. 3. 28. 22:51 posted by 스노우경

대학 졸업을 두학기 앞두고 한동안 고민을 한 적이 있다. 바로 해외 인턴십을 나갈까 하는 고민이었다. 그때 같이 스터디를 하고 있던 후배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던 중이었기에 (그 후배는 현재 영국에 있다) 나도 덩달아 꾀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나는 하루빨리 내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기를 바랬기 때문에, 휴학을 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고, 결국 해외 인턴십에 대한 고민은 접게 된다.


 약 한달간은 나무늘보의 수면패턴대로 살아보고, 그 후 두달간은 3D업종에서 보수를 받았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첫 직장을 잡으니, 날아갈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하지만 마음속 뭔가 해결되지 않은 덩어리가 있는 것이 느껴진다. 당장 등따시고 배부르니 좋긴 하지만, 여기선 머물러서는 안될거 같다는 걱정 혹은 불안 같은 감정이 생긴 것이다. 그렇다고 뭔가를  선뜻 시작하기에도 애매한 이 기분.


곰곰이 생각해보니 대학다닐때 고민하던 나의 꿈이나 이상같은 것은 벌써부터 먼나라 이야기처럼 나와 이질감이 생긴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보다 현실적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걸로 생각해도 무리는 없다. 


그러던 어느 출근긴 와중에 듣게된 CBS 세상을 바꾸는 15분_야채장사 이영석 편은 내 속에 뭔가 또다른 불을 지피게 된다. 예전 <일본전산 이야기>를 읽었을 때도 느꼈던 어떤 생경함이 이영석이라는 사람에게도 있다. 그건 '나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같다'는 느낌이다. 물처럼 사는 사람은 세상을 그저 유유자적하게 흐르며 살아간다. 장애물이 있으면 비켜가고, 높은 길이 있으면 다시 되돌아 간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분쟁도 싫고 일 벌리는 것은 더 싫다. 하지만 내가 그냥 시내물이라면 이영석이라는 사람은 바위를 부수는 격류같은 열정이 있다. '고작 야채장사주제에' 라고 비웃는 사람들을 오히려 안쓰럽게 쳐다볼 수 있는 그런 순수한 열정.


그 사람이 새로 쓴 책을 구입했다. 제목은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이다. 역시 강하다.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또 앞으로의 인생을 새롭게 다시 설계해보고 싶다. 


이렇게 살다가는 앞으로의 인생, 후회할거 같다는 생각이 물밀듯 들어오는 어느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