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전 도서관이나 출근길 지하철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고요함 같은게 있다.

출근길 지하철이야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은 신문이든, 인터넷이든, 혹은 밤사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수면시간을 충당하기 위해서이든지 자기만의 시간에 빠진다. 도서관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상황에 어떤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자신만의 과업에 몰두한다.


앞서 언급한 공간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집중을 해야 할 필요나 목적이 없을 때가 있다. 무언가 맹렬히 공부하는 사람들 틈에서 하릴없이 앉아 있는 상황 같은 것 말이다. 오늘은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토익 시험을 보는 사람들을 멀뚱히 쳐다보며 일당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재밌게도 이러한 상황이 되면 앞으로 나의 두시간은 매우 무료하고 답답한 시간이 될것이라는 좌절감이 생김과 동시에 머리속으로는 무한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것이다. 몸은 고요한 교실 안에 정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나 또한 시험에 집중하는 사람들 못지 않은 고양의 상태가 된다.


살다보면 이런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현대의 삶 자체가 잘 짜여저 있어, 늘상 어떤 단계를 밟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월요일날 어떤 일을 해내면 화요일은 또 다른일이 기다리고 있고, 힘겹게 주중의 일과를 완수하고 나도 주말에는 나를 기다리는 다른 과업들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과 같은 탈출을 꿈꾸지만, 이를 이루는 일 또한 쉽지는 않다.

오늘 두시간은 그래서 무언가 더 흥미로웠다. 아무것도 않하고 가만히 서 있으면서 집중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시험문제를 푸는 사람들에 자극받아 나 또한 노력할 수 있는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일상으로 되돌아오면 앞서의 생각들이 왜 이렇게 멀게만 생각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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