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윤 - 180

snow가 사는 모습/시윤이 성장일지 2014. 3. 9. 03:52 posted by 스노우경

어마어마한 시간이 지닜다.

벌써 6개월.


한손에 폰 안기던 아기는 이제 두손으로 들지 않으면 무거워질정도가 되었다.

2.23kg의 작은 몸무게로 태어난 아이는 이제 8kg에 육박한다. 세배의 몸무게가 늘었다.

그 사이 시윤이의 엄마는 시윤이에게 모유를 먹이면서 자신의 식사는 꼬박꼬박 챙겨먹지

않아서인지 몇킬로그램 빠져버렸다. 모유의 구성성분은 피와 같다더니, 그야말로 어머니의

피가 아들의 피와 살이 된 격이다.


시윤이가 눈을 뜨고 또랑또랑 바라보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진다.

신기한 사물을 보면 동그랗게 뜨기도 하고, 기분이 나빠지면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시윤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얼마나 신기할까. 이제는 제법 움직이는 사물이나 사람도 부지런히 눈알을 굴리며 응시한다.

앞으로 시윤이는 세상 속에서 얼마나 신기한 것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느끼게 될까 궁금하다.


오늘은 처음으로 이유식을 시작한 날이다. 빠른 아이들은 4개월에도 흰쌀죽을 먹기도 한다지만, 알레르기

체질이어서 아토피가 있는 시윤이는 의사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이유식 시기를 6개월로 늦췄다.

엄마가 직접 끓인 죽을 받아먹는 아이는 수저를 입에 물고서는 연신 입을 쩝쩝거리면서 음식의 맛을

느끼고 있었다. 그걸 보는 나와 시윤엄마는 너무나도 행복하고 아이가 귀여워서 웃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주말이라고 집에만 늘어져 있으면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은 법. 머리가 아프다는 시윤엄마에 말에

늦은 점심을 먹고 산책을 위해 집을 나섰다. 내가 아기띠로 시윤이를 안고 아파트 뒷산을 올랐다.

걷고 쉬며 길게 이어진 공원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한시간이 훌쩍 넘어버리고 우리는 금새 지쳐버렸다.


운좋게도 집근처에 새로 오픈한 커피집을 발견했는데, 커피맛도 좋고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어서

부부가 데이트를 즐겼다. 공원초입에서 잠이 들었던 시윤이는 어째 커피를 마시러 들어오니

잠이 깨서 엄마랑 아빠가 오붓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방해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 시윤이 때문에 바깥 외출을 많이 하지 못했던 시윤엄마는 머리 아픈게

다 없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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