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부자모'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과거 사람들은 엄한 아버지를 바람직한 아버지를 이상적으로

생각했었나보다. 나의 기억속의 부모님은 '엄모자부'의 모습이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리하고

잔소리를 해나가는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내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지 않았다. 그대신

아빠미소를 짓고 바라봐주었다.


 그러나 내 삶과 가치관에 아버지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돌아보면, 크게 할말이 없다.

물론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아버지의 행동 그런것들이 지금의 내가 있는데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영향력에 비교하면 적을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아버지가 아프시고 나서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렇게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여태 몰랐던 아버지의 숨은 모습들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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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윤이가 울고 있다. 아토피때문에 간지러워서 울고, 수족구로 인한 두드러기가 더 아프게 하나보다.

우는 아이에게 엄마 품은 가장 편안한 장소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거대한 우주와 같다. 아이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아주는 사람은 엄마뿐이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아버지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위에서도 말했든 나는 아버지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기는 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내가 겪어보지 않았으니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시윤이에게 아버지로서, 아버지만의 기억을 남기고 싶은데, 어떤식으로

해나가야 할지 고민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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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시윤이가 혹시 아버지가 없는 아이로 자라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상상을 한다. 지금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들, 인생이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일이고, 내 앞의 닥쳐올 일에 대해

나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런상황이 된다면 시윤이는 남겨진 몇 장의 사진이나 물건들로 나라는 사람을 

추측하려 할텐데, 그런것들이 한명의 입체적인 인간을 아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까 싶다.

그것이 아직 시윤이가 나의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함에도, 시윤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남겨두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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