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서 업무를 할 때 인터넷 창을 10개를 켜놓고 있었다.

인터넷 야구기사, 중고차 시세, 포털 뉴스, 쇼핑 사이트 등등

이 모든 것을 켜놓고 업무를 하는데, 진행이 될리가 있나.

당연히 제대로 마무리도 안하고 퇴근을 했다.

 

지금은 5월 13일

새벽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이다.

시윤이가 10시 좀 넘어서 잠이 들어서, 나도 11시쯤 잠이 들었는데

뭔가 마음에 안드는지 힘차게 울면서 나와 와이프를 깨워버렸다.

잠이 깬김에 시계를 보니 11시 20분.

그 사이에 와이프와 시윤이는 벌써 다시 꿈나라로 들어갔다.

설핏 잠이 들었던 나는 완전히 깨버리고 말았다.

 

오늘 무언가 깨닫는게 있어, 그것을 생각하다 보니 더욱 생각이 또렷해진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나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일단 나의 꿈부터..

 꿈은 무척다양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는 나의 흥미나 재능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

특정 직업을 얻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이익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의 꿈과 희망직업이라는 용어를 혼동해서 사용했다.

즉, 뭐가 꿈이고 어떤 직업을 갖고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

 

우려곡절 끝에 대학을 다니게 되고 나의 학과가 정해지니,

자연스럽게 다른사람들의 욕망에 이끌려서 나도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더라.

그렇게 특수교사라는 꿈을 가졌다.

그렇다. 20대의 대부분을 보내며 얻은 결론은 아마도 내가 가진 꿈이라는 것이

나에게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꿈을 그대로 쫒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여차저차 운명의 그날은 다가왔고, 누군가는 승리자가, 누군자는 패배자가 되었다.

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지만, 가슴이 쓰리지는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나는 임용이 합격한 이후의 나의 삶은 매우 단조롭고도 예측가능한 무료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닐수도 있지만,

사용하는 용어에 따라서는 안정적이고도 확실한 미래가 펼쳐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지금도 내년도 2월 28일을 걱정하며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

2013년 3월 이후 두번의 재계약을 거쳤는데, 재계약을 하게 되는 일주일간의 기간은

매우 불안한 날들이 이어진다. '교장선생님이 나를 계속 써주실까? 이런 생각들'

다행히도 재계약이 되었고, 나의 거취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1년 뒤로 미루어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상태는 불완전한 완결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거쳐야되는 여러 단계가 있을텐데,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이를테면 대학교 다닐 때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것이 일종의 지나친 투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임용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의미한 일이라고 여겼다. 나의 계획속에서는 임용 합격 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임용공부는 현재진행이고, 나의 자격증

정보에 바리스타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관심이 생길 때 따놨어야 하나보다.

 

누군가의 글을 보니 20대를 살아가는 10년 동안에는는 자기가 진짜 하고싶은 일을 찾는데

써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30대부터 그것에 올인해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글을 보면 지금까지 내가 방황한 것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30대가 될 때까지 6개월 밖에 남았는데, 그동안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따른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너무 빠른 시기에 성취를 맞본 사람은 어느순간에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아동과 부대끼며 지내보지 못했던 사람이

뛰어난 머리로 임용에 한번에 합격하고 나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모든 시간이 나에게 소중한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의 앞길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목적지가 명확하다면 하늘의 별을 보고

방향을 찾아가듯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을 기점으로 합격 일기 쓰기와 합격 수기 분석을 다시 시작해야 겠다.

그리고 우리과 합격자 선후배들과 직접 만나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나의 수험 생활이 온전히 기록되어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가 성취하게 될 결과가 순전한 운이 아니라 철저한 노력의 산물이었음이

기록으로 남게 되기를 바란다.

 

(나를 위해 좀더 투자를 많이 하고, 더이상 미안해 하거나 매이지 않고,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속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