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부자모'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과거 사람들은 엄한 아버지를 바람직한 아버지를 이상적으로

생각했었나보다. 나의 기억속의 부모님은 '엄모자부'의 모습이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리하고

잔소리를 해나가는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내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지 않았다. 그대신

아빠미소를 짓고 바라봐주었다.


 그러나 내 삶과 가치관에 아버지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돌아보면, 크게 할말이 없다.

물론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아버지의 행동 그런것들이 지금의 내가 있는데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영향력에 비교하면 적을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아버지가 아프시고 나서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렇게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여태 몰랐던 아버지의 숨은 모습들도 알게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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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윤이가 울고 있다. 아토피때문에 간지러워서 울고, 수족구로 인한 두드러기가 더 아프게 하나보다.

우는 아이에게 엄마 품은 가장 편안한 장소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거대한 우주와 같다. 아이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아주는 사람은 엄마뿐이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아버지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위에서도 말했든 나는 아버지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기는 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내가 겪어보지 않았으니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시윤이에게 아버지로서, 아버지만의 기억을 남기고 싶은데, 어떤식으로

해나가야 할지 고민이 든다.


.

.

.


요즘들어 시윤이가 혹시 아버지가 없는 아이로 자라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상상을 한다. 지금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들, 인생이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일이고, 내 앞의 닥쳐올 일에 대해

나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런상황이 된다면 시윤이는 남겨진 몇 장의 사진이나 물건들로 나라는 사람을 

추측하려 할텐데, 그런것들이 한명의 입체적인 인간을 아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까 싶다.

그것이 아직 시윤이가 나의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함에도, 시윤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남겨두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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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snow가 사는 모습/오늘하루 돌아보기 2015. 4. 25. 23:31 posted by 스노우경

세상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20대초반, 나는 불평과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친구들과 밤 늦도록 어울리는 것을 즐겼다. 나쁜일을 한건 아니다. 그저 근처 게임방이나 노래방을 어슬렁 거리다가, 누군가 실연이라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함께 술집으로 가는게 전부였으니까.

그때마다 마지막은 늘 출출한 배를 부여잡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편의점의 불은 24시간 꺼질줄은 몰랐고, 새벽에는 어두워진 밤거리에 대비되어 유난히 밝게 느껴졌다. 그리고선 친구들과 줄지어 서서 새벽에 배달된 신선한 삼각김밥을 컵라면과 먹었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나름의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마음에는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 하는 생각들.



오늘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삼각김밥까지 사서 어두워진 거리를 걷는데, 스무살의 그런 고민이 되살아났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과연 이십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나는 이십대를 어떻게 보냈는가 하는

질문이다.


알수없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게 내 운명인지도 모르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그렇지 않다면 내 삶을 변화시킬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을지도 모르겠고,

 


프랑스 아이처럼

저자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출판사
북하이브 | 2013-03-20 출간
카테고리
가정/생활
책소개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지 마라! 육아후진국 미국의 엘리트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인생을 책으로 배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가지 전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삶을 살아가는 데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거나, 지금 내 삶에 고민이 생길 때 책을 펼쳐볼 것'

  실용서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내가 접하고 있는 일에 대한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앞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시윤이가 태어난 지 18개월이 되었는데, 그동안 내 삶은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다. 삶에 대한 책임감도

더 많아진 것 같고, 그 전에는 알지 못했던 기쁨들도 배우고, 나의 단점들도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시윤이는 몇개의 단어를 말하게 되었으며, 스스로 일어서서 걷을 수 있으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시윤이가 커가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부부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18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합리와 자유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나라인데, 수 많은 철학자가 활동했던 나라이며, 개인의

자유에 대해 좀더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이 된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미국인의 시선으로 중산층 삶을 살아가는 미국인이 육아를 하며 경험하는 어려움들을 이야기하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프랑스 엄마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여준다. 14개의 주제를 통해, 프랑스식 육아를 소개하되 단순히 사례 위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사고의 흐름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든 부모들이 갖고 있는 고민이다.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로  양가의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우리들만의 육아를 해가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기르면서 여러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리다보면 일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육아 철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갖고 있던 내게 어느정도 실마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형성할 수 있다는 미국식 혹은 강남 엄마식 육아는 부모를 더 지치게 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그보다는 아이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하나의 작은 인격체로서의 의무를 함께 요구하는 프랑스식 육아를 접목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읽을 책

<에밀>, <잠들면 천사>, <딥스>, <프랑스 육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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