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snow의 리뷰/꼬리를 무는 독서 감상문 2014. 7. 7. 23:01 posted by 스노우경



남한산성

저자
김훈 지음
출판사
학고재 | 2007-04-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636년 겨울, 인조의 어가행렬은 청의 진격을 피해 남한산성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평점을 준 이유부터 적어보자면, 책을 읽고 여운이 매우 강하게 남았다. 그래서 높은 평점을 주고 싶었지만

사대부들의 대화의 어려움과 시점의 난해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지난 주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토요일에도 예비군 훈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청하여 8시간을 채웠다. 그런데 그때 들을 이야기가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사실 군대에서 하는 정신교육이란 대략적인 내용이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별로 다르지 않다. 언제 들어도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느낌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지금 우리 나라를 강성하게 만들자' 뭐 이런식의 끝맺음이다. 그런면에서 병자호란의 인조는 단골로 회자되는 역사속 주인공이다. 삼전도의 굴욕과 화냥년의 어원 등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뭐 그래 힘들었겠지' 이런 느낌이었다. 그런데 정신교육을 하던 예비역 장성이 '이 책 읽어보셨어요?' 라고 말했는데 뭔가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유인즉슨 내가 이 책을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구입했던게 벌써 4~5년전이다. 그 동안 이 책은 내 책장에서 언젠가 읽혀질 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차차 내가 내 책장에 사놓은 책도 읽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알고 있다고 그렇게 자만했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흥미와 어떤 의무감에 더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또 시기가 좋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이틀만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읽고 나니 내가 잊고 있었던 어떤 것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나의 꿈과도 관련된 것이고, 책을 읽는 습관에 관련된 것이고(최근 2년간 거의 책을 읽지 않았다. 주로 수험서를 보거나 흥미 있는 책을 들춰서 몇장 읽어보는 정도였지..)또 이미 지나가버린 소중한 것들에 관한 것이다.


한때나마 소설을 공책등에 끄적거리면서 좋아했던 작가가 김훈인데, 김훈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고다녔으면서 이 책은 왜 안읽었을까, 하는 생각. 나는 김훈의 책을 얼마나 읽었나 하는 생각.


그리고 한자에 관한 것이다. 다시금 작가에 대해 궁금해져 이것저것 검색하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인터뷰를 발견했다. 여러 나라말로 된 사전을 가까운 곳에 두고 늘 찾아보지만,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책은 한자사전이라고 한다. 우리말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한자를 잘 알아야 한다며..


지나간 소중한 것 중엔 유교 문화도 있다. 지금이야 구태의연함에 대명사처럼 쓰이지만, 무너져가는 사직을 향해 머리를 땅에 찧으며 눈물을 흘리는 선비들,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바를 위해 초개처럼 목숨을 바치는 유생들.. 유교가 진짜 하나의 종교처럼 작용을 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그러한 유교 문화를 찬찬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한국인으로서의 나의 근원이니까..


지구촌의 많은 민족들이 현대화된 세계에서 새로운 것들과 지나간 것들을 조화롭게 만들어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타의에 의해 바뀌어 지고, 너무 급격하게 현대화되고, 옛것이 파괴되다보니, 지금은 조선의 그림자도 찾기 쉽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을 여행하며 너희 나라는 전통의 것이 왜 그리 없냐는 말. 그것은 어떤 상징적인 건축물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남한산성> 책 한권 읽으면서 뭐 이상한 생각을 했냐 싶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내가 그동한 생각할 시간을 많이 놓치고 살았던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고나서 책장에 있던 김훈의 <칼의노래>를 펼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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